보스턴 완주자 78,912명: 균등 페이싱에서 “벽”은 0.2%에서만 온다
역대 최대 규모의 마라톤 스플릿 분석이 러너를 네 가지 페이싱 유형으로 나눴다. 균등하게 뛴 쪽에서 후반 페이스 붕괴는 0.2%에서 나타났다. 들쭉날쭉하게 뛴 쪽에서는 85.4%였다. 양 극단 그룹의 완주 기록 차이는 거의 한 시간이다.

“페이스를 균등하게 가져가라”는 마라톤에서 가장 닳고 닳은 조언이다. 문제는 이 조언의 근거가 보통 숫자가 아니라 코치의 개인 경험이라는 데 있다. 2026년 PLOS ONE에 이 공백을 메운 연구가 실렸다. 반박하기 어려운 표본이다. 2015~2017년 보스턴 마라톤 완주자 78,912명, 한 사람당 아홉 개의 구간 기록.
네 가지 페이싱 유형
저자들(둥 치정, 리 자이둥)은 범주를 미리 정해두지 않고 실제 스플릿 프로파일을 군집화했다. 결과는 네 가지였다.
- **균등 페이싱 — 47.9%**의 러너
- 완만한 포지티브 스플릿 — 31.9%(후반의 통제된 감속)
- 뚜렷한 포지티브 스플릿 — 12.2%(마지막의 명백한 붕괴)
- 들쭉날쭉한 페이싱 — 8.0%(전 구간에서 페이스가 위아래로 튄다)
먼저 짚어둘 점. 균등하게 뛰는 사람은 출발한 인원의 절반이 안 된다. 그것도 이미 기준 기록을 통과한 사람만 들어오는 기록 제한 대회에서 그렇다. 대중 대회라면 비율은 더 낮을 것이다.
이 연구를 읽을 만하게 만드는 숫자들
그룹별 “벽”, 즉 후반의 급격한 페이스 하락이 나타난 빈도는 이렇다.
| 페이싱 유형 | “벽” |
|---|---|
| 균등 | 0.2% |
| 완만한 포지티브 스플릿 | 9.9% |
| 뚜렷한 포지티브 스플릿 | 22.4% |
| 들쭉날쭉 | 85.4% |
여기서 격차는 몇 배가 아니라 수백 배다. 완주 기록도 그에 맞춰 벌어진다. 균등 그룹은 평균 약 217분에, 뚜렷한 포지티브 스플릿 그룹은 약 276분에 들어왔다. 거의 한 시간 차이다. 들쭉날쭉한 페이싱은 균등보다 39.7분 뒤졌다.
많은 것을 설명해 주는 줄이 하나 더 있다. 실력 있는 러너 중 균등 페이싱을 택하는 비율은 82.0%, 즐기려고 뛰는 쪽에서는 **19.6%**다.
“균등하게 뛰면 빨라진다”는 결론은 조심해야 한다
이것은 관찰 연구다. 인과가 아니라 상관을 보여주며, 화살표의 방향도 자명하지 않다.
균등한 페이스는 상당 부분 준비 상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마라톤 페이스가 진짜로 역치 아래가 될 만큼 충분히 뛴 러너는 그 페이스를 힘들이지 않고 유지한다. 목표 페이스가 너무 빠른 러너는 의도와 무관하게 포지티브 스플릿으로 무너진다. 그렇다면 “한 시간 차이”는 준비 정도의 차이가 그래프 모양에 비쳐 보인 것일 뿐이다.
역방향의 연결도 있다. 바로 그 0.2%라는 숫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잘 준비된 사람들 사이에서도 균등함은 붕괴를 막아준다. 균등 페이싱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보스턴은 특이한 코스다. 초반 몇 킬로미터는 내리막이고, 뉴턴 힐은 26~33 km 구간, 정확히 여유가 바닥나는 지점에 걸린다. 이런 프로파일에서 “균등한 페이스”는 매우 균등하지 않은 파워를 뜻한다. 내리막에서는 초를 공짜로 벌고, 언덕에서는 그 두 배로 갚는다. 평지 마라톤이었다면 숫자는 달랐을 것이다.
표본이 선택적이다. 보스턴의 참가 자격 기준은 우연히 들어온 사람을 걸러낸다. 이 퍼센트를 제한 시간 여섯 시간짜리 도심 마라톤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 목표는 후반 기준으로 잡아라. 목표 페이스는 35 km 지점에서 유지할 수 있는 페이스이지, 1 km 지점에서 보기 좋은 페이스가 아니다.
- 처음 5 km는 목표 페이스보다 빠르게 가지 마라. 내리막이어도, “다리가 알아서 나가도” 마찬가지다. 초반에 벌어둔 초는 이자까지 붙어 돌아온다.
- 언덕에서는 페이스가 아니라 강도를 유지하라. 오르막에서 숫자를 지키려는 시도는 뚜렷한 포지티브 스플릿 그룹으로 넘어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올라갈 때는 더 느리게, 내려올 때는 더 자유롭게.
- 들쭉날쭉한 페이싱은 가장 나쁘고, 사람이 스스로 만든다. 집단을 따라가는 스퍼트, 급수대까지의 가속,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이를 만든다. 붕괴 85.4%는 그 스퍼트들의 값이다.
- 완만한 포지티브 스플릿은 멀쩡한 플랜 B다. 후반에 1~2% 느려지는 편이 계획표에 매달리다 무너지는 것보다 낫다. 이 그룹의 “벽”은 끝까지 버틴 쪽보다 열 배 드물다.
- 레이스 후반의 역치는 출발 시점보다 낮다는 점을 감안하라. 한 시간 반을 일한 뒤에는 젖산 역치 속도가 떨어진다. 이는 별도의 이야기이고 durability를 다룬 글에서 정리했다. 신선한 상태의 숫자로 계산한 페이싱 플랜은 설계상 낙관적이다.
핵심 정리
- PLOS ONE, 2026, 둥과 리: 2015~2017년 보스턴 마라톤 완주자 78,912명, 아홉 개 구간 기록, 스플릿 프로파일 군집화.
- 네 가지 페이싱 유형: 균등 47.9%, 완만한 포지티브 스플릿 31.9%, 뚜렷한 포지티브 스플릿 12.2%, 들쭉날쭉 8.0%.
- “벽”의 빈도는 각각 0.2% / 9.9% / 22.4% / 85.4%.
- 균등 그룹은 뚜렷한 포지티브 스플릿 그룹보다 약 59.5분, 들쭉날쭉 그룹보다 39.7분 빠르다.
- 균등 페이싱을 택하는 비율은 실력 있는 러너 82.0%, “즐기려고” 뛰는 아마추어 19.6%.
- 이 연구는 관찰 연구다. 균등함은 준비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반영한다.
- 보스턴의 코스 프로파일(초반 내리막, 26~33 km의 언덕)과 참가 자격 선별 때문에 이 숫자를 다른 대회로 옮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출처: Dong Q., Li Z. «Pacing strategy patterns and performance outcomes in marathon running: A large-scale analysis of split time data», PLOS ONE, 2026.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52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