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냉각 시스템’: 물과 전해질

나의 발한 속도를 알아내는 법,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이 모자란 것보다 위험한 이유, 그리고 나트륨이 전해질의 왕인 까닭.

영양이 우리 엔진의 ‘연료’라면, 수분 섭취는 ‘냉각 시스템’입니다. 최고급 고옥탄 휘발유를 넣어도 냉각수가 새어 버리면 엔진은 몇 km 못 가 과열로 눌어붙습니다. 탈수는 수많은 중도 포기의 원흉인, 교활하고 무자비한 울트라마라토너의 적입니다.

8.1. 그램 단위로 따지면 얼마나? 나만의 기준량

‘더 많이 마셔!’ — 주변 모두가 이렇게 조언합니다. 그런데 ‘더 많이’가 대체 얼마일까요?

  • 일상에서: 합리적인 기준은 하루에 체중 1kg당 약 3035ml(70kg 선수라면 2.12.5리터)입니다. 모든 수분이 계산에 들어갑니다. 차, 커피, 국물도 포함이죠. 커피가 ‘탈수를 부른다’는 미신은 오래전에 반박됐습니다.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에게 이뇨 효과는 미미합니다. 여기에 훈련에서 잃은 만큼을 더하세요.
  • 얼마나 잃는지 어떻게 알까? 간단한 테스트를 해 보세요. 평소와 같은 조건에서 1시간 훈련 전에 옷을 벗고 체중을 잽니다. 훈련 후 몸을 잘 닦고 다시 잽니다. 체중 차이(+ 마신 수분량)가 여러분의 시간당 발한 속도입니다. 숫자가 얼마나 큰지 놀랄 겁니다. 시간당 1~1.5리터인 경우가 흔합니다. 손으로 계산할 필요 없이 수분 손실 계산기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8.2. 계획대로? 갈증대로?

여기서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러너들은 이런 겁주기를 들어 왔습니다. ‘목이 마르면 이미 탈수다. 미리, 많이 마셔라!’ 현대 스포츠 과학의 시각은 다릅니다. 저나트륨혈증에 관한 국제 합의문(Hew-Butler 외, 2015)은 갈증을 기본 신호로 삼으라고 직접 권고합니다. 울트라 거리에서 가장 위험한 상태를 만드는 것은 적당한 갈증이 아니라 과도한 ‘예방적’ 물 마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울트라마라토너를 위한 실전 절충안은 이렇습니다.

  • 기준: 시간당 약 400~800ml. 덥고 페이스가 높을 때는 상한 쪽으로, 추울 때는 하한 쪽으로. 적당한 갈증은 정상적인 작동 신호이지 재앙이 아닙니다.
  • 조금씩, 자주 마시세요: 보급소에서 물 1리터를 원샷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위장이 반기지 않을 겁니다. 15~20분마다 몇 모금씩 마시는 편이 낫습니다. 하이드레이션 백팩이나 소프트 플라스크가 최고의 친구입니다.
  • ‘과음’의 위험: 맹물을 아주 많이 마시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위험할 만큼 낮은 수준까지 ‘희석’될 수 있습니다. 이 상태가 저나트륨혈증입니다. 울트라마라톤 사망 사고 통계에서 탈수보다 위험하며, 뇌부종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물이 아니라…

8.3. 소금, 소금, 또 소금!

나트륨(소금)이 탄수화물 흡수에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압니다. 하지만 그 주된 역할은 혈장량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땀을 흘리면 물만이 아니라 소금도 잃습니다. 물만 마시면 혈액이 점점 ‘묽어지고’, 몸은 저나트륨혈증에서 스스로를 구하려고 역설적이게도… 소변 배출을 늘려 탈수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 황금률: 마시는 수분 1리터당 나트륨 약 1g을 섭취해야 합니다. 나트륨 1g은 일반 식용 소금(NaCl) 약 2.5g입니다.
  • 나트륨은 어디서 얻을까?
    • 이온음료: 라벨을 꼼꼼히 읽으세요! 시판 이온음료 다수는 나트륨이 터무니없이 적습니다(리터당 200~300mg). 함량이 1,000mg/L에 가까운 ‘제대로 된’ 이온음료가 필요합니다.
    • 소금 정제: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관리법입니다. 한 알에 보통 나트륨 250~500mg이 들어 있습니다. 일정에 맞춰 물과 함께 삼키면 됩니다.
    • 음식: 소금 크래커, 보급소의 소금 뿌린 감자 — 훌륭한 공급원입니다.

8.4. ‘냉각수가 바닥나면’ 벌어지는 일

땀으로 체중의 2%만 잃어도(70kg 선수라면 1.4kg)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그다음은 점점 더 심해집니다.

  • 혈액이 걸쭉해지고, 심장은 혈관으로 혈액을 밀어내느라 과부하 상태로 일해야 합니다. 심박수가 하늘로 치솟습니다.
  • 체온 조절이 나빠집니다. 몸이 뜨거워지고, 오한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 근육 경직과 경련이 시작됩니다.
  • 인지 기능이 떨어집니다. 판단력이 흐려지고, 표시가 된 코스에서도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3~4% 손실은 이미 건강에 심각한 위험 구간입니다. 그 지경까지 가지 마세요.

8.5. 칼륨과 마그네슘은요?

보충제 판매상들은 경련에서 해방시켜 주겠다며 칼륨과 마그네슘 결핍으로 겁주기를 좋아합니다. 네, 이 미네랄들은 근수축에 중요합니다. 하지만 땀으로 잃는 양은 나트륨보다 훨씬 적습니다. 칼륨은 대략 4~6분의 1, 마그네슘은 그보다도 적습니다.

10~12시간 이내의 거리라면 아예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일반 음식과 젤로 얻는 양이면 충분합니다. 더 긴 레이스(24시간 이상)에서는 식단에 추가할 만하지만, 유난을 떨 필요는 없습니다. 울트라마라톤 전해질의 왕은 나트륨입니다. 왕에게 예를 다하세요. 그러면 왕이 여러분을 결승선까지 모셔다 줄 겁니다.

다음 장에서는 모든 것을 하나로 모아 전술, 장비 선택, 그리고 레이스 후의 올바른 회복법을 이야기합니다.